며칠 전부터 계속 비가 온다고 하더니, 드디어 비가 온다. 이왕 비가 오는 거 왕창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주말엔 맑을 테니깐
인연을 갑작스럽게 잘라내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주말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어떻게 월요일이 왔는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즐기는 법도 알아야 하는데..
9월 1일. 칠일째 오전 7시 45분. 침대 위 아침에 일어나서 온천을 다녀오고서 아침밥을 먹었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맑다. 내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오전 1시 5분. 비행기 안 원래는 내일 비행기지만 오늘 올라가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스쿠터도 예약이 취소됐고 오늘 묵으려 했던 소낭 게스트하우스는 어제부터 계속 연락 자체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냥 올레길을 한 코스 더 돌고 와하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까 했지만, 무릎이 아파서 더 걷는 건 무리겠더라. 6박7일간의 제주도 여행이 끝이 났다. 생각을 정리하러 온 곳이지만 잘 모르겠다. 그냥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낀 것으로 만족한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우선 여유가 있고 자유가 있다. 걷고 싶으면 걷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도 시간을 핑계로 한쪽 구석에 고이 모셔놨다가, 저번 주 주말에 드디어 끝을 본 시크릿.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제를 단 책으로 과연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처음엔 너무나도 많은 인용문에 질렸고, 글자만 조금씩 바꿔서 자꾸 반복하여 써놓은 내용에 질렸고, 재미없는 내용에 질렸다. 물론 내용의 질을 탓하는 건 아니고, 좀 더 얇은 책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뜻이 통했으리라 본다. 책을 읽고 나서 나도 하나둘씩 실행하고 있는데, 잘 되리라 믿는다.
31일. 육일째. 올레길 9코스 오전 9시 22분. 게스트하우스 내 식당 오늘은 늦잠을 좀 잤다. 어제 나 포함 5명이서 고기를 먹은 것은 정말 괜찮았다. 비싼 흑돼지 고기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아침부터 비가 온다. 아.. 싫다. 오후 7시 24분. 산방산 게스트하우스 아침에 우의를 입고 길을 떠났다. 와하하 게스트하우스에서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고 9번 코스의 시작지점에 도착했다. 버스 타고 이동하는 시간만 대략 1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12시에 9번 코스를 시작했다. 9번 코스를 도는 이유는 올레길 홍보 책자에 적힌 '제주에도 이런 길이?' 라는 한 문구 때문이다. 이상하게 호소력 짙은 저 한 문장에 이끌려 9번 코스를 시작한 거다. 직접 다녀보니 정말 제주도 길 같진 않았다. 바다는 거의 안..